`더글로리'전재준이 빨간 렌즈 끼는 이유!!

'더 글로리' 전재준이 빨간 렌즈 끼는 이유는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더 글로리' 전재준이 빨간 렌즈 끼는 이유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전재준(박성훈)은 색약 환자다. 넷플릭스 제공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지난달 30일 공개 이후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은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색약인 전재준(박성훈)에게 이렇게 말한다. 드라마에서 색약은 줄거리 속 출생의 비밀의 단서를 품은 중요한 복선이다.

 

색약은 색에 대한 감각이 저하돼 특정 색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질환이다. 색상을 구분하는 원뿔세포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우에 나타난다. 인식이 어려운 색깔에 따라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색약, 파란색과 노란색을 구분 못하는 황록색약, 모든 색에 대한 감각이 둔한 전색약 등으로 나뉜다.

 

한국인 남자의 6%, 여자의 0.4%가 색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에게 색약이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색을 인식하는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X염색체 두 개가 모두 열성이어야 색약이지만 남자는 하나 있는 X염색체가 열성이면 색약이 된다.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드라마 속 '전재준'처럼 렌즈를 착용하지 않으면 신호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등 일상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적록색약 환자를 위한 크로마젠 렌즈. 한쪽 렌즈의 가운데 빨간색 필터가 들어있다. RMOptical 제공

드라마에서 적록색약을 앓는 전재준은 항시 가운데 부분이 빨간 렌즈를 착용한다. 색약 환자들을 위해 1997년 영국 코닐사가 개발한 '크로마젠 렌즈'다. 색약인 사람의 원뿔세포는 빛의 파장에 따른 색을 섬세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비슷한 색으로 인식한다. 만약 적록색맹이라면 빨간색과 초록색 파장이 비슷하게 인식해 구별하지 못한다.

 

이때 눈에 필터가 들어있는 렌즈를 착용해 교정할 수 있다. 적록색약자는 빨간색 필터가 들어간 렌즈를 착용하는데, 원래 비슷한 파장으로 인식했던 빨간색과 초록색이 필터를 거치며 서로 다른 파장으로 바뀌어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하게 만드는 원리다. 크로마젠 렌즈는 색맹, 색약 등 색각이상을 가진 사람의 97%가 색을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알려졌다.

 

김태기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빨간색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빨간색을 보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분하지 못하던 빨간색과 초록색을 서로 다른 색으로 인지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렌즈를 낀다고 못보던 색깔을 정상인처럼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색약 환자를 위한 엔크로마의 특수 안경. 엔크로마 제공

특수 안경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색약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엔크로마가 개발한 안경이 대표적이다. 이 안경 렌즈에는 빨간색과 초록색, 파란색 등 빛의 파장을 차단하는 필터가 들어 있어 신경세포가 색을 서로 다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컬러 비노큘러스'는 빨간색과 초록색, 파란색과 노란색 등 특정 색상을 강조해 보여주는 앱이다. 색약 환자들이 색을 수월하게 구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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